거문고 한 대, 칼 한 자루, 등잔불 하나만이 곁을 지키는 고독한 밤, 역사의 흐름 속에서 피어났다 스러져 간 수많은 영광과 슬픔을 되새기며 느끼는 인생의 허무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초월하고자 하는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선생의 시 「세상사의 무상함(世事無常)」입니다. 영원하지 않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깊은 슬픔과, 그 슬픔을 넘어 초탈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시인의 치열한 고뇌를 함께 따라가 볼까요? 一琴一劍 燈一炷 (일금일검 등일주)且讀且悲 仍且歌 (차독차비 잉차가)雌烏雄烏 孰爾辨 (자오웅오 숙이변)得馬失馬 於吾何 (득마실마 어오하) 거문고 하나 칼 한 자루 한 등잔 앞에서읽고 또 슬퍼하고 인하여 또 노래하노니까마귀의 암컷과 수컷을 그 누가 분변하며말을 얻고 잃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