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한 대, 칼 한 자루, 등잔불 하나만이 곁을 지키는 고독한 밤, 역사의 흐름 속에서 피어났다 스러져 간 수많은 영광과 슬픔을 되새기며 느끼는 인생의 허무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초월하고자 하는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선생의 시 「세상사의 무상함(世事無常)」입니다. 영원하지 않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깊은 슬픔과, 그 슬픔을 넘어 초탈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시인의 치열한 고뇌를 함께 따라가 볼까요?
一琴一劍 燈一炷 (일금일검 등일주)
且讀且悲 仍且歌 (차독차비 잉차가)
雌烏雄烏 孰爾辨 (자오웅오 숙이변)
得馬失馬 於吾何 (득마실마 어오하)
거문고 하나 칼 한 자루 한 등잔 앞에서
읽고 또 슬퍼하고 인하여 또 노래하노니
까마귀의 암컷과 수컷을 그 누가 분변하며
말을 얻고 잃는 것은 나에게 무슨 상관이랴
거문고 한 대, 칼 한 자루, 그리고 등잔불 하나만이 곁을 지키는 고독한 밤, 시인은 책을 읽으며 역사의 흥망성쇠와 인간사의 덧없음을 깨닫고 슬픔에 잠깁니다. '一琴一劍 燈一炷 且讀且悲 仍且歌(일금일검 등일주 차독차비 잉차가)'라는 구절은 고독한 상황 속에서 느끼는 슬픔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노래하고자 하는 시인의 복잡한 심경을 보여줍니다.
까마귀의 암컷과 수컷을 구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말을 얻고 잃는 것이 인생에 무슨 큰 영향을 주겠는가? '雌烏雄烏 孰爾辨 得馬失馬 於吾何(자오웅오 숙이변 득마실마 어오하)'라는 구절은 세상의 덧없음을 깨닫고, 헛된 욕심과 집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인의 초탈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熙寧孔子 欺宋士 (희녕공자 기송사)
居攝周公 移漢家 (거섭주공 이한가)
從古賢愚 同土宰 (종고현우 동토재)
茫茫長夜 氏堪嗟 (망망장야 씨감차)
희령의 공자는 송나라 선비들을 속이었고
거섭(居攝)의 주공은 한 나라 왕실을 바꾸었네.
예로부터 현자(賢者)와 우자(愚者)
흙무덤을 같이 하니
아득한 긴 밤에 단지 탄식만 할 뿐이로다
왕안석(王安石)은 송나라 선비들을 속이고, 왕망(王莽)은 주공(周公)을 사칭하여 한나라 왕실을 무너뜨렸다는 역사의 사실을 통해, 인간사의 덧없음과 권력의 무상함을 깨닫습니다. '熙寧孔子 欺宋士 居攝周公 移漢家(희녕공자 기송사 거섭주공 이한가)'라는 구절은 역사의 비극을 통해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는 시인의 슬픔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예로부터 현명한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도 결국에는 죽어 흙으로 돌아가는 운명을 피할 수 없습니다. '從古賢愚 同土宰(종고현우 동토재)'라는 구절은 삶의 유한함과 죽음의 불가피함을 깨닫고 느끼는 인간의 근원적인 슬픔을 보여줍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아득한 긴 밤처럼, 인간의 슬픔과 고독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茫茫長夜 氏堪嗟(망망장야 씨감차)'라는 구절은 인생의 허무함과 슬픔을 극복하기 어려운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주며, 깊은 슬픔과 탄식을 자아냅니다.
백사 이항복 선생의 「세상사의 무상함」은 영원하지 않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인생의 허무함과 슬픔, 그리고 그 슬픔을 넘어 초탈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인간의 고뇌를 담담하게 그려낸 시입니다. 삶의 유한함, 권력의 무상함, 그리고 인간의 나약함은 우리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오늘, 우리는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영원한 것은 무엇이며, 진정한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백사 선생의 시처럼, 슬픔과 허무를 넘어 삶의 의미를 찾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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