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와 이익 너머
지인(至人)은 행적을 남기지 않는다. 소인배의 입은 공치사를 일삼는다.
명성 때문에 서로 끌어들이고 잇속 때문에 서로 결탁하니(相結以隱),
요임금을 들어 칭찬할 것도 없고, 폭군 걸을 비난할 것도 없이(譽堯非桀)
둘 다 잊어버리고 칭찬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兩忘).
아첨하는 주둥이가 제일 더럽다.
지인(至人)의 초탈함과 소인배의 허망함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명예와 이익에 얽매인 인간관계의 속성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칭찬과 비난을 넘어선 망각의 가치와 아첨의 추악함을 통해 진정한 가치와 인간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미학적 풍경을 그려냅니다.
1. 은둔하는 고귀함과 허망한 공치사:
"지인(至人)은 행적을 남기지 않는다. 소인배의 입은 공치사를 일삼는다"라는 대비는 진정으로 깨달은 자는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고고한 아름다움을, 반대로 하찮은 소인배는 끊임없이 자신을 과시하고 헛된 칭찬을 갈망하는 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드러내지 않는 깊이와 드러내려는 가벼움의 대비는 극명한 미적 차이를 자아냅니다.
2. 명예와 이익으로 얽힌 관계의 속성:
"명성 때문에 서로 끌어들이고 잇속 때문에 서로 결탁하니(相結以隱)"라는 구절은 인간관계가 진정한 이해와 공감보다는 명예와 이익이라는 세속적인 욕망으로 얼마나 쉽게 맺어지고 유지되는지를 냉정하게 드러냅니다. 이러한 관계는 진실을 은폐하고 속셈을 감춘 채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허위적인 아름다움을 띱니다.
3. 초월적인 망각의 숭고함:
"요임금을 들어 칭찬할 것도 없고, 폭군 걸을 비난할 것도 없이(譽堯非桀) 둘 다 잊어버리고 칭찬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兩忘)"라는 역설적인 주장은 세속적인 기준에 따른 칭찬과 비난이라는 이분법적인 판단을 넘어선 초월적인 망각의 경지를 제시합니다. 긍정과 부정을 모두 내려놓고 초연한 상태에 이른 것은, 감정적인 동요에서 벗어난 숭고하고 자유로운 아름다움을 의미합니다.
4. 아첨의 추악함과 진실의 가치:
"아첨하는 주둥이가 제일 더럽다"라는 단언은 진실을 왜곡하고 타인의 비위를 맞추려는 아첨의 행위가 얼마나 추악하고 역겨운지를 강렬하게 드러냅니다. 이는 인간성의 가장 추악(醜惡)한 측면을 보여주며, 진실하고 솔직한 소통의 가치를 더욱 부각합니다.
결국 이 글은 드러내지 않는 고귀함과 드러내려는 천박함, 진실하지 못한 관계의 허위, 그리고 초월적인 망각의 숭고함을 대비시키며, 인간의 본성과 관계의 속성을 깊이 성찰하게 합니다. 명예와 이익을 넘어선 진정한 가치와, 아첨과 거짓 없는 솔직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묵직하고도 통렬한 미학적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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