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삶

눈뜬장님의 교훈 – 참된 이치를 향한 깨달음

단산학당 2025. 3. 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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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뜬장님의 교훈 – 참된 이치를 향한 깨달음



중국 남조 양나라의 유의경이 쓴 《세설신어(世說新語)》 <배조(排調)편>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장님이 눈 먼 말을 타고 깊은 연못가에 다다른다고 합니다. 만약 그가 홀로 있었다면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시력이 뛰어나다고 착각하며 다른 사람까지 이끌려 한다면, 그 결과는 참으로 안타까운 비극이 됩니다.



우리 속담에도 “장님이 장님을 업고 나막신을 신고 지팡이를 짚고 썩은 외나무다리를 건너가니, 길가의 돌부처가 이 꼴을 보고 앙천대소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지 못한 채, 오히려 남을 이끌려 하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말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사물 이면에는 늘 보이지 않는 이치가 숨어 있습니다. 이 이치를 보지 못한다면, 눈뜬장님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러는 이들이 가정을 이끌거나 기관을 운영할 때, 그 결과는 부정확함과 혼란일 뿐입니다. 더욱이 이치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영악한 판단만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도, 결국 같은 눈뜬장님에 불과합니다.



학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펴고 앉아 있어도 이치를 밝히려는 노력이 없다면, 스스로는 학문을 한다고 자부하겠지만, 실제로는 눈뜬장님처럼 흐릿한 길을 따라가고 있을 뿐입니다.


눈으로 보이는 세상조차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면, 한 시대를 이끌겠다는 각오로 깊이 있는 진리를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두 눈을 부릅뜨고 참된 이치를 깨우치려는 결단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